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는 밤이나 주말에 아플 때 당황하지 않는 일본의 야간 당직 병원 시스템과, 한국보다 훨씬 저렴하고 친절했던 치과 및 동물병원 이용 후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정착 초기 인프라와 의료 체계까지 모두 마스터했다면, 이제 매일매일 내 지갑의 운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현실과 마주해야 합니다. 바로 ‘식비 아끼기(장보기 물가)’입니다.지금이야 일본에서 내 집도 짓고 여유롭게 마트에서 카트를 채우며 살고 있지만, 단돈 150만 원만 들고 일본 시골 지역으로 넘어왔던 유학생 시절에는 마트 매대에 붙은 10엔, 20엔짜리 가격표 하나에도 손이 벌벌 떨렸습니다. 흔히 일본은 마트 물가가 비싸다고들 하죠. 실제로 일반 대형 마트에 가면 유학생 지갑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가격들이 수두룩합니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숨겨진 생존 구역이 있습니다. 제가 시골 유학생 시절 뼈저리게 부딪히며 깨달은 마트 물가 정복 치트키를 솔직하게 공유해 드릴게요.
1. 교무슈퍼보다 더 자주 갔다! 아는 사람만 아는 진짜 치트키 '트라이얼(TRIAL)'
일본 유학이나 워홀을 준비하다 보면 10명 중 10명이 입을 모아 대용량 식자재 마트인 '교무슈퍼(業務スーパー)'를 추천합니다. 물론 교무슈퍼도 정말 싸고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제가 살던 시골 지역에서 제 영혼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황금색 간판의 초대형 디스카운트 스토어 ‘트라이얼(TRIAL)’이었습니다.
일본의 일반 슈퍼마켓들은 저녁 8시만 넘어도 할인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기본 물가 자체가 꽤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트라이얼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이곳은 식료품부터 생필품까지 거의 모든 품목이 일반 슈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특히 24시간 운영하는 점포가 많아서 늦은 밤 알바가 끝나고 터덜터덜 걸어 들어가도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감 세일 품목을 줍거나 저렴한 도시락(벤토), 고기류를 아주 싸게 쟁여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본인이 정착한 동네 근처에 'TRIAL'이라는 파란색바탕에 흰색글씨의 간판이 보인다면 무조건 만세를 부르셔도 좋습니다. 그날로 여러분의 한 달 식비는 절반으로 줄어들 것입니다.
2. 무조건 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교무슈퍼(業務スーパー)의 올바른 활용법
그렇다면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교무슈퍼는 별로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교무슈퍼도 가격 면에서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지만, 혼자 사는 초보 유학생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양이 너무 많다(대용량)'는 점입니다.
돈을 아끼겠다고 무작정 교무슈퍼에 가서 2kg짜리 냉동 닭고기나 거대한 소스 통을 사 오면, 혼자서는 유통기한 내에 다 먹지도 못하고 냉장고 공간만 차지하다가 결국 상해서 버리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제가 썼던 교무슈퍼 활용 팁은 바로 ‘공동구매 연합 작전’이었습니다. 학교 동기나 기숙사 친구들, 혹은 친한 유학생들끼리 3~4명 정도 마음을 모아 돈을 모아서 다 함께 교무슈퍼로 향하는 것이죠. 대용량 고기나 냉동식품, 대용량 파스타 면을 아주 싼 가격에 다 같이 산 뒤, 자취방에 모여서 지퍼백으로 똑같이 소분을 해 나누어 가졌습니다. 이렇게 하면 1인당 들어가는 장보기 비용을 극한으로 낮추면서도, 음식을 버리지 않고 알차게 소비할 수 있는 최고의 장보기 전략이 됩니다.
먼저 정착한 선배로서의 한마디 조언
타지에서 돈을 아끼겠다고 무작정 굶거나 부실하게 먹는 것만큼 미련한 짓은 없습니다. 몸이 상하면 결국 알바도 못 하고 병원비가 더 깨지니까요. 일반 슈퍼가 비싸다고 좌절하지 마시고, 주변에 '트라이얼' 같은 디스카운트 스토어가 있는지 꼭 찾아보세요. 그리고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대용량 교무슈퍼 매물은 주변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어 돈을 모아 공구(공동구매)하시는 지혜를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잘 먹어야 타지 생활도 단단하게 버텨낼 수 있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생활비에 소소하게 보탬이 되었던 일본의 국민 중고 거래 앱 활용기, [일본에서 프리마켓 앱 '메르카리(Mercari)'로 안 쓰는 물건 팔아 생활비 보태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