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취업을 준비할 때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도쿄나 오사카 같은 대도시의 대기업, 혹은 이름 있는 중견기업만을 목표로 삼습니다. 당연히 그곳에는 현지 명문대 출신 일본인 엘리트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든 인재들이 경쟁하고 있죠.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려 지방 소도시의 소기업(중소기업)을 바라보면 완전히 새로운 기회의 땅이 열립니다. 스펙이 부족하다고 낙담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숨 쉬듯 당연한 '기초 컴퓨터 능력' 하나만으로도 회사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대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소기업 취업을 선택한 나의 스토리
저 역시 일본 취업을 결심했을 때, 도쿄 같은 대도시로 간다면 쟁쟁한 엘리트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냉정하게 제 위치를 파악했고, 오히려 일본의 소기업들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첫 직장으로 들어간 곳은 일본의 한 작은 건설회사였습니다. 제가 맡은 업무는 회사 전반의 컴퓨터 관련 작업을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대단한 프로그래밍이나 개발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서류를 디지털화하고, 엑셀을 정리하고, 이메일 시스템을 매끄럽게 다듬는 수준이었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첫 달 월급을 받고 일을 시작한 지 딱 두 달째 되던 날, 능력을 인정받아 월급이 곧바로 50만 원(약 5만 엔)이나 인상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파격적인 대우였습니다.
한국인의 '당연함'이 일본에선 '치트키'가 된다
일본의 디지털 전환(DX) 속도가 느리다는 뉴스를 접해보셨을 겁니다. 현지 소기업에 가보면 이는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차가운 현실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많은 소기업에서는 아래 조건만 갖추어도 '컴퓨터 전문가' 대접을 받으며 즉시 취업이 가능합니다.
- 컴퓨터 전원을 제대로 켜고 끌 줄 안다.
- 독수리 타자가 아니라 정상적인 타자 속도로 업무를 본다.
- 엑셀(Excel)에서 기본 함수를 쓰고 표를 만질 줄 안다.
- 비즈니스 메일을 주고받는 업무 흐름을 이해한다.
한국인들에게는 초등학교나 중학교 시절 마스터하는 당연한 지식이지만, 일본의 아날로그식 업무에 익숙한 소기업 고령 임직원들에게는 눈이 번쩍 뜨이는 기술입니다. 심지어 지금 일본 소도시에는 "지금은 컴퓨터를 못 해도 상관없다. 알려줄 테니 성실하게 열심히만 해달라"며 구인난에 허덕이는 회사들이 널려 있습니다.
대기업이 아닌 '작은 회사'라서 좋은 점
큰 회사에 들어가면 부품처럼 일하게 되고, 쟁쟁한 경쟁자들 때문에 빠른 승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작은 회사는 다릅니다.
- 최고 의사결정권자와의 다이렉트 소통: 매일 사장님과 얼굴을 맞대고 회사의 발전 방향이나 업무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 압도적으로 빠른 승진: 내가 제안한 작은 컴퓨터 효율화 작업이 회사의 매출이나 업무 속도를 바꾸는 것을 사장님이 눈앞에서 직접 확인합니다. 이는 곧 초고속 승진과 급여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일본 취업, 굳이 대도시의 바늘구멍을 통과하려 애쓸 필요 없습니다. 남들이 보지 않는 소도시의 소기업에서 여러분의 평범한 능력을 치트키로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대도시가 아닌 소도시를 선택한 진짜 이유: 300평 단독주택의 삶
많은 사람들이 도쿄의 화려한 인프라를 동경하지만, 저는 빡빡한 대도시 생활 대신 여유로운 소도시(시골)를 선택했습니다.
소도시는 대도시에 비해 표면적인 연봉 숫자는 조금 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감 물가와 주거 비용이 압도적으로 저렴합니다. '연봉 대비 물가 지수'를 냉정하게 계산해 보면, 대도시 직장인들이 죽어라 일해도 벌기 힘든 수준의 가처분 소득(실제 쓸 수 있는 돈)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 덕분에 저는 지금 시골 쪽에 200평 정도의 넓은 땅을 사서 저만의 단독주택을 짓고 있습니다. 올해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죠. 회사는 고속도로를 타고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지만, 막히는 대도시 지하철 지옥철에 비하면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도
시의 닭장 같은 맨션 생활에서 벗어나, 넓은 마당에서 가족들과 함께 대형 풀장을 만들어 물놀이를 하고, 주말마다 마당에서 바베큐를 구워 먹는 삶. 이것이 제가 일본 소도시 소기업 취업을 통해 얻은 진짜 인생의 가치입니다.
먼저 정착한 선배로서의 한마디 조언
처음부터 대단한 스펙을 가질 필요도 없고, 도쿄의 화려한 빌딩 숲만 바라보며 기죽을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틈새시장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한국인 특유의 성실함과 기본 정보통신(IT) 활용 능력은 일본 지방 소기업에서 어마어마한 무기가 됩니다. 사장님과 다이렉트로 소통하며 내 가치를 빠르게 증명할 수 있는 '작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마세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일본 생활의 첫 단추이자 수많은 기회의 시작점인 [유학생 시절 이용하던 알바처에서 점장으로 스카우트 제의받았던 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